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Arcaea/스토리/Act I-III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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=====# F-5 #===== >[[파일:Arcaea/Story/F-5.webp]] >---- >침묵... > >그것을 마주하는 것은, 또 다른 침묵. > >말은 하지 않아도, 서로의 시선은 단단히 마주치고 있었다. 미동 없이, 두 소녀는 끝난 싸움의 소리가 메아리치는 공간에서 서로의 눈만을 바라보고 있었다. > >부서진 대지의 신음이, 흩어진 바람의 날카로운 비명이 들려와도, 무너져내린 건물들에서 먼지와 파편이 불어와도, 두 소녀는 움직이지 않았다. 오로지, 서로의 눈만을 바라보고 있었다. > >그럼에도 히카리는 알 수 있었다. > >자신을 내려다보는 타이리츠의 눈동자 너머에 아직 투지의 불꽃이 타오르고 있다는 것을. > >이것은 싸움을 그만하자는 제안이 아니라, 조용한 협박이라는 것을. >---- >히카리는 침을 삼켰다. 타이리츠는 히카리의 목을 바라보았다. >너무나도 증오스러운 그 목. 너무나도 증오스러운 그 목소리. > >히카리는 그 불타는 의지와 욕망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. > >히카리는 시간을 멈추려고 했다. 멈추지 않았다. > >히카리는 자신을 묶은 사슬을 불태우려고 했다. 불타오르지 않았다. > >대지도, 하늘도, 자신의 말을 듣지 않았다. > >수가 떨어진 히카리는, 어느새 숨을 참고 있었다. >---- >“...” > >하늘은 무너지길 멈추었으나, 교회는 아직도 쓰러져가고 있었다. > >두 소녀의 주변으로 먼지바람이 일었다, > >타이리츠의 눈은 여전히 악의로 가득 찬 의지로 반짝이고 있었다. > >그 눈이 천천히 예리해졌다. 그 순간만큼은, 무너진 세상조차 평온했다. >---- >타이리츠가 옛 기억을 떠올리고 코웃음을 쳤다. 히카리는 눈을 돌리지 않았다. > >“다시 이렇게 됐군.” 고개를 조금 기울이며 타이리츠가 말했다. “또 빌 거야? 또 기적이 일어나길 빌어볼 거냐고.” > >히카리는 대답하지 않았다. > >“기적이란 건 말이지. 너무나 완벽한 순간에, 너무나 편리하게 모든 걸 해결해버려. 그래서 일어나지 않는 거고, 그래서 기적인 거야. 이 조각들... 무너져버린 세계의 기억은 아르케아를 통해서 수없이 봐왔겠지? >그럼 너도 알 거 아니야. 기적이란 건 ‘희망’과 같은 거라고. > >그리고, 넌 어차피 기적 따위 있든 없든… 살아가고, 죽을 거잖아.” > >히카리가 숨을 내쉬었다. 타이리츠가 부드럽게 허리를 펴 자세를 고쳤다. > >검은 옷을 입은 소녀가 말을 이어갔다. > >“사실 내가 진짜 원하는 게 뭔지 알아? 잊어버리는 거. 모든 걸 다.” > >히카리는 다시 한번 몸을 움직이려 시도했지만 자신의 몸이 얼마나 단단히 묶여있는지 다시금 깨달을 뿐이었다. > >어깨에 힘이 들어가고 발가락이 움츠러들었다. > >“널 죽여버릴 거야.” 타이리츠가 말했다. “그러면 이 세계... [[Arcaea|[ruby(「네 세계」, ruby=아르케아)]]]도 함께 죽겠지.” >---- >다시 한번 타이리츠의 입에 미소가 걸렸다. 검은 옷을 입은 소녀는 숨을 한 번 들이쉬고는 억지로 웃음을 내뱉었다. > >그리고 타이리츠는 한 손으로 히카리의 뺨을 잡아 고개를 들어 올렸다. > >“네가 옳았어.” 히카리에게 다른 쪽 손을 가져가며 타이리츠가 말했다. > >“이런 짓을 할 필요는 없지... 적어도 널 위해서는.” > >몸을 앞으로 숙이는 타이리츠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졌다. >---- >타이리츠의 눈은… 왠지 모르게 익숙했다. > >후회, 그리고 연민. > >등 뒤로 뻗은 칠흑 같은 날개는 접혀 있었다. > >머리 위에서는 밤의 하늘이 계속해서 반짝였다. >---- >격렬한 싸움은 이미 끝난 후임에도, 히카리의 심장은 계속해서 요동쳤다. > >히카리는 마침내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. 타이리츠를 제압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리라는 것을. > >타이리츠가 왼손을 들어 천천히 뒤로 뺐다. > >...그 손바닥 위에 검고 뾰족한 것이 반짝이고 있었다. > >이게 마지막이라는 듯, 타이리츠가 입을 열었다. > >“마지막으로 알려줄게. 이 세계에서 내 이름은 타이리츠였고, 네 이름은 히카리였어.” >---- >“제발...” > >히카리가 애원을 쥐어짜냈다. > >“제발 멈춰...” 거의 쇳소리였다. > >타이리츠가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. > >“...또 비는 거냐?” 타이리츠는 잠시 생각하더니 말을 덧붙였다. “그런다고 바뀌는 건 없을 거야.” > >눈부신 빛과 함께 히카리를 구속하던 사슬이 타올라 사라졌다. 히카리는 일어서서 무기를 바라며 손을 뻗었지만... >---- >손목, 허리, 다리가 구속되어 다시 땅을 기었다. > >그럼에도 히카리는 바라기를 멈추지 않았다. 그러자 손에 검 한 자루가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. > >‘새로운’ 물건. ‘창조된’ 검이다. 유리로 이루어져 있지만, 기억이 아닌 물질. > >존재할 수 없는 검... 그 도신을 따라 공간이 뒤틀리며 빛을 발했다. 아르케아가 스스로의 법칙을 다시 써, 이 무기가 존재할 수 있게끔 하였다. >---- >타이리츠에게는 웃긴 일이었다. > >[[Arcaea/스토리/Act I-I#V-4|저 검은, 어디선가 보았던 기둥이 아닌가.]] > >순식간에 히카리는 구속을 풀고 다시 일어서서, 검을 역수로 쥐고 땅에 박아 넣었다. 그러자 알 수 없는 강한 바람이 불어와 타이리츠를 날려보냈다. 아주 멀리. > >히카리는 검을 다시 들고서 타이리츠를 향해 겨누었다. 시야에 자신의 떨리는 손이 들어왔다. >---- >바람에 계속 밀리면서도 타이리츠는 가까스로 착지했다. 그 시선은 히카리의 검을 향했다. > >검을 바라보았다. > >계속. > >...이가 갈렸다. > >히카리의 얼굴을 보았다. 전혀 집중하지 못하는 모양새였다. > >우유부단함. 머뭇거림. > >타이리츠는 저 모습을 조금이라도 보고 싶지 않았다. >---- >지면에서 유리의 벽이 솟아올라 히카리를 감쌌다. 그 벽면에 타이리츠가 다가오는 모습이 비치었다. > >반사된 상인가, 아니면 현실인가? 무언가 이상했다. 여러 명의 타이리츠들이 자신에게 다가오는 모습. > >검은 소녀의 손바닥 위에서 반짝이는 칼날을 보자 히카리의 몸에 공포의 감정이 스며들었다. > >저 높이 치켜든 손은, 다른 어느 곳도 아닌 바로 자신의 목에 직격할 것이다. >---- >벌벌 떠는 두 손으로 백색의 소녀는 검을 강하게 쥐었다. > >히카리의 머릿속에서 어떤 소리가 크게 울려 퍼졌다. 아주 고통스러운 소리가. 그 뒤를 심장이 박동하는 소리가 이었다. > >히카리의 이성이 판단한다. 원한다면... 싸움을 끝내는 대신 영원히 이어가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. > >다시 검을 역수로 쥐고 땅에 박아 넣으면 이 유리 벽들은 날아갈 것이고, 타이리츠 또한 쉽게 날려보낼 수 있을 것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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